트위터공유 페이스북공유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 스크랩하기
63살 차이를 뛰어 넘은 농구 사랑, 방열 회장과 중2 학생의 이야기
김지용(mcdash@nate.com)
기사작성일 : 2018-01-13 21:26

                     [사진설명=방열 대한민국농구협회장(좌), 권산(우)]

[점프볼=홍천/김지용 기자] 농구장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기묘한 만남이었다. 백발이 성성한 78세 할아버지에게 15세 소년은 너무나 편안하게 기념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상대는 한국 농구의 수장 대한민국농구협회장이었다. 연출된 장면이 아니었다. 15세의 중학생 소년은 믿기 어렵게도 자신보다 63살이나 나이가 많은 방열 대한민국농구협회장의 팬이라고 했다.

13일 강원도 홍천에서 펼쳐진 2018 전국 종별 생활체육 농구대잔치에서 쉽지 않은 우연한 만남이 성사됐다. 분당 삼성 썬더스 유소년 팀 소속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권산(청담중학교 2학년)군은 경기장에서 방열 회장을 만나자 아이돌 스타라도 만난 듯 해맑게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평소 열렬한 농구 팬이라고 밝히며 자신을 소개한 권산 군은 "개인적으로 엄청난 농구 팬이에요. KBL 경기가 있는 날은 매일 경기를 지켜보고 있어요. KBL 뿐 만 아니라 농구 기사란 기사는 다 찾아보며 농구를 좋아하고 있어요. 나이는 어리지만 열렬한 한국 농구 팬입니다"라며 자신이 엄청난 농구 팬임을 밝혔다.

4년 전 점프볼에서 방영된 '클래식 바스켓볼'을 통해 방열 회장의 팬이 됐다는 권산 군은 "방열 회장님께서 기아자동차 감독 시절 허재, 유재학 당시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고 팬이 됐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영상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빠져들더라고요. 개인적으로 현대 모비스 팬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현대 모비스의 전신인 기아자동차 감독님을 하셨기 때문인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어요"라며 방열 회장의 팬이 된 사연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설명=방열 회장과 분당 삼성 썬더스 선수들]

평소 농구장도 자주 다닌 덕에 프로 농구 감독, 유명 선수들과 사진 촬영하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다는 권산 군은 "사실 방열 회장님은 예전에도 농구장에서 몇 번 뵌 적이 있어요. 그 때도 너무나 친근하게 사인을 해주셔서 오늘도 반가운 마음에 친근하게 사진 촬영을 요청할 수 있었어요(웃음). 팀 동료들이랑 우르르 몰려갔는데도 친절하게 사진 촬영도 해주시고, 좋은 말씀도 해주셨어요. 앞으로도 한국 농구 많이 좋아해주고, 농구도 열심히 하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친할아버지가 선물을 주시는 느낌이었어요"라며 방열 회장과의 짧지만 기분 좋았던 만남에 대해 설명했다. 

아직 중학생이지만 한국 농구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진지한 고민을 털어놓은 권산 군은 "저 같은 어린 농구 팬을 위해서라도 한국 농구가 올림픽도 나가고, 외국 농구 팀들과의 경기에서도 자주 승리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전국 단위 규모의 유소년 대회들이 많이 열려서 유소년 선수 육성을 통해 한국 농구 경쟁력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아직 어린 중학생 팬의 주제넘은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지만 농구를 정말 사랑하는 팬의 이야기로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어린 나이를 무색케 만드는 따끔한 조언을 남겼다.

농구 인기가 저물었다는 이야기는 이제 산소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곳, 보지 못하는 곳에선 아직도 한국 농구를 열렬히 사랑하는 팬들이 있다. 그럼에도 농구는 여전히 사랑보단 팬들의 비난 대상이 되고 있다. 권산 군의 감사한 농구 사랑이 실망으로 변하기 전에 한국 농구 스스로가 머리를 맞대고 부활의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사진_권산 제공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