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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신인왕’ 타이릭 에반스, 멤피스에서 부활찬가 부를까?
양준민(yang1264@hanmail.net)
기사작성일 : 2017-11-11 00:05
[점프볼=양준민 기자] 올 시즌도 끈끈한 농구의 대명사,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소리 소문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프시즌 특출 난 전력보강이 없어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내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반대로 멤피스와 함께 지난 시즌 서부 컨퍼런스 중위권을 형성했던 다른 팀들은 전력보강을 이어가며 이른바 슈퍼팀 결성에 열을 올렸기 때문인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멤피스는 이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11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7승 4패 기록, 서부 컨퍼런스 4위를 달리고 있다.[모든 기록은 11월 10일 기준]

올 시즌도 멤피스는 마크 가솔(32, 216cm)과 마이크 콘리(30, 185cm)가 그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오프시즌 잭 랜돌프(SAC), 토니 알렌(NOP) 등이 팀을 떠나면서 전력의 손실만이 있었지만 멤피스는 가솔-콘리 듀오를 주축으로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마리오 찰머스(31, 188cm), 브랜든 라이트(30, 208cm) 등 팬들의 관심 속에서 사라졌던 선수들과 2017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인 딜런 브룩스(21, 198cm)도 쏠쏠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브룩스는 올 시즌 개막 후 11경기에서 평균 8.5득점(FG 43.4%) 4.3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번 신인드래프트 스틸픽 중 한 명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타이릭 에반스, 2017-2018시즌 ‘올해의 후보상’ 수상할까?

뿐만 아니라 신인왕 출신의 타이릭 에반스(28, 196cm)도 최근 4경기 연속 +20득점을 기록하는 등 매서운 득점포를 가동, 멤피스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멤피스는 최근 4경기에서 2승 2패를 기록,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치열한 순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개막과 동시에 디펜딩 챔피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잡아내는 등 개막 후 내리 3연승을 달리던 멤피스는 최근 연패에 빠지며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경기력을 회복, LA 클리퍼스와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 등 경쟁 팀들을 잡고 다시 도약에 성공했다. 

2009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새크라멘토 킹스에 입단했던 에반스는 데뷔시즌 개막 후 72경기에서 평균 20.1득점(FG 45.8%) 5.3리바운드 5.8어시스트를 기록, 시즌 종료 후 신인왕과 함께 NBA 올-루키 퍼스트 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NBA 역사상 오스카 로버트슨(1960-1961), 마이클 조던(1984-1985), 르브론 제임스(2003-2004)만이 보유하고 있는 데뷔 시즌 평균 20득점-5리바운드-5어시스트 이상의 기록도 함께 세우면서 화려하게 데뷔 시즌을 마무리했다.

에반스는 운동능력을 활용한 날카로운 돌파들로 자신이 직접 득점을 올리는 것은 물론, 킥-아웃 패스로 동료들의 득점을 돕는 등 다양한 공격루트를 보여줬다. 특히, 에반스의 1대1 아이솔레이션은 그 당시 새크라멘토의 주된 공격옵션일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또, 포지션 대비 뛰어난 보드장악력도 갖추고 있어 한때 에반스는 ‘리틀 르브론’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다재다능했다. 실제로 에반스는 데뷔 시즌 토론토 랩터스와의 경기에서 19득점(FG 46.7%)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 새크라멘토 역사상 신인으로는 최초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선수가 되기도 했다.(*에반스는 커리어 평균 4.8개의 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에반스는 이후 고질적인 무릎부상의 악령에 신음하기 시작, 사실상 데뷔시즌이 전성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활약들이 미비했다. 에반스는 무릎부상으로 인해 강점이었던 운동능력까지 감소, 한순간에 새크라멘토의 미래에서 계륵으로 전락하는 새크라멘토 팬들의 기대는 순식간에 비난으로 변해버렸다. 에반스는 데뷔 후 두 번째 시즌인 2010-2011시즌, 부상으로 인해 정규리그 53경기에 나서며 평균 17.8득점(FG 40.9%) 4.8리바운드 5.6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매 시즌 기록과 경기력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크라멘토는 드마커스 커즌스(NOP)와 함께 에반스가 암흑기 탈출기 주역으로 활약해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에반스가 잔부상들로 자리를 자주 비웠고 여기에 더해 커즌스와의 호흡에서도 불협화음을 내자 결별을 선택했다. 커즌스는 당시 팀 동료가 클러치 상황에서 공을 에반스에게로 넘기자 경기 종료 후 라커룸에 들어가 불같이 화를 내면서 패스를 준 동료는 물론, 에반스와도 말싸움을 벌였다. 결국, 팬들의 비난과 커슨스와의 불화 때문에 지칠 대로 지쳤던 에반스는 2013년 여름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해 뉴올리언스 펠리컨즈로 둥지를 옮겼다. 뉴올리언스는 에반스가 시장에 나오자 큰 관심을 보였고 이 과정에서 뉴올리언스-포틀랜드-새크라멘토간의 삼각 트레이드가 발생하기도 했다. 

에반스는 뉴올리언스에서의 첫 시즌과 두 번째 시즌, 평균 +15득점, +70경기를 출전하면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에반스는 팀 사정상 자신의 본래 포지션인 가드가 아닌 스몰포워드를 맡으면서도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반대로 공격에선 2대2플레이 전개 시 메인 볼 핸들러로 나서는 등 사실상 에반스는 팀의 보이지 않는 살림꾼으로 활약했다. 특히, 에반스는 이적 후 새크라멘토만 만나면 복수심에 활활 불타오르는 모습들이 보였고 그중 2015년 4월, 당시 새크라멘토를 상대했을 때 19득점(FG 53.3%) 12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선보이며 팀에 승리를 안기기도 했다.

에반스는 2014-2015시즌 79경기 평균 34.1분 출장 16.6득점(FG 44.7%) 5.3리바운드 6.6어시스트를 기록, 앤써니 데이비스(24, 211cm)에 이어 팀의 제2옵션으로 활약하며 뉴올리언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이는 에반스 개인에게도 데뷔 후 처음으로 밟는 플레이오프 무대였다. 하지만 당시 우승을 차지했던 골든 스테이트를 만나 스윕패을 당하는 등 에반스의 첫 플레이오프 무대는 아쉬움 속에 마무리됐다. 에반스도 2014-2015시즌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단, 1득점을 올리는 데 그치는 등 부진을 이어가면서 4경기 평균 31.3분 출장 10득점(FG 32.6%)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렇게 두 시즌 연속으로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고 2014-2015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선 부진했지만 정규리그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2015-2016시즌도 당연히 에반스는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됐다. 허나, 2015-2016시즌이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에반스는 또 다시 무릎에 칼을 대게 되면서 시즌 아웃, 또 다시 부상악령에 무너졌다. 에반스는 2015-2016시즌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기 전까지 25경기에서 평균 15.2득점(FG 43.3%) 5.2리바운드 6.6어시스트를 기록, 전 시즌의 좋은 경기력을 이어오고 있었기에 그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뉴올리언스도 에반스를 비롯해 2014-2015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주도했던 핵심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결장이 잦아지거나 시즌 아웃이 되면서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2015-2016시즌 뉴올리언스는 개막 전부터 강력한 플레이오프 진출 후보로 주목받는 등 많은 팬들이 기대감을 갖고 지켜본 팀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강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로 거론되던 데이비스도 잔부상에 시달리며 61경기 출장에 그치는 등 뉴올리언스는 정규리그 30승 52패를 기록,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시즌을 마감해야했다.

에반스는 긴 부상재활을 마치고 2016-2017시즌 코트로 복귀했다. 하지만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못하면서 다시 한 번 팀의 계륵으로 전락, 이에 뉴올리언스는 더 이상 에반스와의 동행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이에 새크라멘토는 지난 시즌 커즌스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에반스를 내놓았고 에반스는 자의가 아닌 타의로 4년 만에 친정팀, 새크라멘토로 돌아왔다. 커즌스 때문에 팀을 떠났던 에반스는 커즌스로 인해 다시 새크라멘토로 돌아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에반스는 지난 시즌 후반기 14경기 평균 11.6득점(FG 43.8%) 3.6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 아직은 자신이 벤치멤버로서 쏠쏠한 선수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팀 리빌딩을 계획하고 있던 새크라멘토는 에반스에게 자리를 내어줄 뜻이 없었다. 에반스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다시 한 번 새크라멘토를 떠나 FA시장으로 나온 에반스는 멤피스와 1년, 33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둥지를 찾을 수 있었다. 멤피스는 빈스 카터와 랜돌프의 공백을 동시에 메우기 위한 카드로 에반스를 선택했다.(*에반스는 2015-2016시즌 25경기, 지난 시즌 40경기에 출장하며 에반스는 최근 두 시즌동안 정규리그 65경기 출장에 그쳤다)

올 시즌 에반스는 지난 시즌 랜돌프가 멤피스에서 맡았던 벤치 에이스의 역할을 수행하며 11경기 평균 27.1분 출장 17.5득점(FG 49.3%) 4.8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 영입 당시 멤피스가 에반스에게 기대했던 기대치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에반스는 지난 2일 올랜도 매직전에서 32득점(FG 65%) 3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마이크 밀러의 41득점에 이어 멤피스 프랜차이즈 역사상 단일 경기에서 벤치멤버가 기록한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이기도 했다. 또 에반스 본인에게도 201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30득점을 기록한 경기였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에반스는 최근 4경기에서 평균 32.6분 출장 24.8득점(FG 57.8%) 2.3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3점슛도 평균 45.5%(평균 2.5개 성공)를 기록하는 등 슛감도 절정도 이르렀다. 올 시즌 전체로 보면 에반스는 평균 43.1%(평균 2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손끝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에반스는 커리어 평균 30.2%(평균 0.7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2017-2018시즌 최근 4경기 타이릭 에반스 3점슛 성공률 분포도



실제로 야후 스포츠의 경우는 “에반스의 올 시즌 경기력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나무랄 곳이 없다. 지금 에반스의 가장 큰 약점이라면 바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상뿐이다. 만약, 올 시즌 부상악령에 시달리지 않는다면 2017-2018시즌은 에반스에게 부활의 시간이 될 것이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멤피스의 데이비드 피즈데일 감독도 “에반스는 부상이 문제인 선수이지 기량 자체가 훌륭한 선수라는 건 이미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라는 말로 에반스의 경기력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美 현지의 다수의 언론과 전문가들을 올 시즌 강력한 올해의 후보상 수상자로 에반스를 조명하고 있다. 

에반스는 멤피스에서 스몰포워드가 아닌 주로 슈팅가드로 출전하고 있다. 운동능력은 떨어지지만 풋워크와 볼 핸들링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돌파를 보여주는 등 멤피스도 에반스의 아이솔레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에반스는 유로스텝 등 풋워크로 자신을 수비하는 가드들을 벗겨낸 다음 반 박자 빠르게 올려놓는 플로터 등 빅맨들의 블록 타이밍을 뺏는 슛들로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속공상황에서도 가장 먼저 달려 나가는 선수 역시 에반스일 정도로 에반스는 올 시즌 멤피스 트렌지션 게임의 선봉장 역할도 겸하고 있다. 커리어 평균 1.3개의 스틸을 기록할 정도 손질에 능한 에반스는 올 시즌도 평균 1개의 스틸을 기록, 상대의 공을 빼앗아 단독 속공으로 연결하는 장면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또, 감퇴한 운동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가솔을 비롯한 빅맨들과의 2대2플레이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에반스는 가솔과 좋은 2대2플레이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픽앤-롤, 픽앤-팝 플레이에 모두 능한 가솔은 에반스의 2대2플레이 전개능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더불어 어시스트 능력이 뛰어난 가솔은 컷인 플레이, 백도어 컷 등 빈 공간을 잘 찾아가는 에반스에게 양질은 패스를 전달, 이 역시도 올 시즌 에반스가 부활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이다. 이제는 돌파 후 레이업을 올라가는 과정에서도 빅맨들과의 몸싸움을 기피하지 않는 등 부상의 트라우마를 완벽히 극복한 모습이다. 그러다보니 에반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플레이에는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에반스는 올 시즌 멤피스의 핵심멤버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에반스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USA TODAY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시절 이미 멤피스에 농구를 한 경험이 있기에 지금 이곳이 나에게는 매우 편안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더 많은 관중들이 농구장을 찾아와 나의 플레이를 봤으면 하는 것이다. 나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온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이미 최고의 경기를 보여줄 준비가 끝났다”라는 말을 전하는 등 최근 자신의 상승세에 대해 자신감을 전하고 있는 에반스는 과연 부상으로 낙마하는 일없이 시즌 끝까지 이 기세를 이어가 올해의 후보상을 수상, 다시 한 번 팬들의 관심 속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남은 시즌 에반스의 활약을 응원해본다.

#타이릭 에반스 프로필
1989년 9월 19일생 198cm 100kg 슈팅가드/스몰포워드 멤피스 대학 출신
2009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 새크라멘토 킹스 입단
2010 NBA 올해의 신인왕, 2010 NBA 올-루키 퍼스트 팀, 2010 NBA 루키 챌린지 MVP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NBA.com(*슛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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