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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해시태그로 돌아보는 이재도의 농구 이야기
강현지(kkang@jumpball.co.kr)
기사작성일 : 2017-10-04 23:17

[점프볼=강현지 기자] ‘비운의 5순위’로 남을 것만 같았던 그는 기량발전상을 받으며 상대팀이 가장 경계하는 선수로 올라섰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16-2017시즌에는 수비 5걸에 이름을 올렸다. 바로 부산 KT 주전 가드 이재도(27, 180cm)다.

 

# 본 기사는 2017년 점프볼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PROLOGUE.
인터뷰 질문을 꺼내기도 전에 이재도가 이야기보따리를 먼저 풀었다. 모처럼 하는 사진 촬영, 장시간 인터뷰는 오랜만이라며 이재도는 ‘농구선수’로서 주목 받았던 2013년부터 되짚었다. #한양대 속공 농구를 주도하며 프로 관계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던 그 시기 말이다.

 

“대학교 4학년 때 점프볼과 처음으로 영상 인터뷰를 했었어요. 그때 빨간 옷을 입고했었는데, 그땐 되게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제가 스포트라이트를 늦게 받은 케이스인데, 4학년이었던 6~7개월 동안 얻은 것도, 이룬 것도 많아 즐겁게 농구를 했었던 것 같아요.”

 

이재도는 2013년 한양대 육상 농구를 주도하며 에이스로 발돋움한다. 2013 대학농구리그에서 14.4득점 6.1리바운드 5.5어시스트 2.4스틸로 활약한 이재도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KT의 부름을 받는다. ‘딱 5순위만’이라는 바람이 이뤄진 것.

 

하지만 알고 보니 구단의 바람은 그게(?) 아니었다. 2013년 드래프트는 시작도 전부터 1~3순위가 정해져 있었다. 경희대 출신 3인방, 김종규와 김민구, 두경민을 뽑아야 한다는 목표 의식(?)이 투철했다. 3순위 밖으로 미끄러진 팀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이때만 해도 이재도는 이 분위기를 눈치 채지 못했다. 그는 “전 그냥 기분이 좋았죠”라며 씁쓸히 웃었다. “팀에 들어갔는데, 구단 반응이 환영해 주는 느낌은 아니었어요(웃음). 신인이라면 대부분 팀 분위기에 겁먹는 게 있는데, KT 자체가 분위기가 무거웠거든요. 송영진 코치님이 당시 주장이었고, (김)도수 형, (조)성민이 형, (오)용준이 형 등이 있었거든요. 형들도 많은데다가 그런 느낌이라 더 조용했던 것 같아요.”

 

2013년 10월 25일. 이재도는 시즌 7번째 경기에서 KBL 데뷔전을 가진다. 1쿼터에 교체투입 된 이재도는 7분 6초를 뛰었다. 기록은 1리바운드 2어시스트. 같은 날 데뷔한 드래프트 동기 두경민은 어땠을까. “(두)경민이 기사에는 ‘만화 같은 데뷔전’이라고 하더라고요. 3점슛 4개를 넣고, 10점 이상(18점)을 올렸어요. 더 주눅이 들면서, 힘들었죠. 프로선수가 된 뒤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Q. #비운의 5순위에서 지금은 꼭 필요한 선수가 됐어요.
- 아직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프로 데뷔 4년 밖에 안됐지만, 형들이 그러거든요. 끝이 되어봐야 아는 거라고. 마지막에 웃을 수 있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섰을 때 그때 다시 말하고 싶어요.

 

Q. 당시 드래프트에서 #1순위 같은 5순위가 되고 싶다고 했었잖아요. 프로 데뷔 4년차를 마쳤는데, 지금 드래프트 순위를 매겨본다면 몇 순위 정도일까요?
- 지금은 상위권에 있다고 생각해요. 5순위보다는 한 단계 올라선 건 맞는 것 같아요.

 

Q. 힘들었던 시간을 어떻게 이겨냈나요?
- 제 성격상 힘든 일이든 좋은 일이든 겉으로 티를 안 내려고 해요. 많이 힘들었는데, 혼자 생각을 많이 했어요. 술도 마셨고요(웃음). 남들은 농구가 안 될 때 생각을 하지 말고 지내보라고 하는데, 전 잘 안되더라고요. 항상 그런 스트레스를 안고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버텼던 것 같아요. 항상 그랬던 것처럼요.

 

Q. #돌파하면 이재도 선수의 특기잖아요. 반면 #슛에서는 좀 아쉬움이 있는데.
-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대학 때는 나름 슛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워낙 슛 시도 자체가 적었잖아요. 또 대학교 3학년 때까지 보여준 게 적다 보니 아무래도 그렇게 비춰졌던 것 같아요. 내심 섭섭하기도 했고요(웃음).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었던 게 2014-2015시즌에 공인구가 나이키였거든요. 대학리그 공인구가 나이키잖아요. 그때 슛감을 좀 되찾으면서 #기량 발전상을 받았어요.

 

Q. 이재도 선수도 혹시 경기 날 루틴(routine)이 있나요?
- 전 경기 이틀 전부터 전날, 경기 당일, 게임 전 스트레칭, 레이업 등까지 많아요. 그리고 그런 습관들을 지키려고 하죠. 대부분 선수가 그런 루틴들이 있을 텐데, 전 좀 많고, 예민한 것 같아요. 어느 정도였냐면 대학 때는 경기 날에는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말도 잘 안 했어요. 말하면 칼로리 소모가 심하다고 들어서, 최대한 힘을 아끼려고요. 그 정도로 경기에 집중하려고요 해요.

 

Q. 키 때문인지 체격이 왜소하다는 평가가 있어요. #웨이트 트레이닝은 꾸준히 하고 있나요?
- 사실 지금까지 장난으로 말하는 게 ‘농구를 잘하려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게 아니다. 보이는 시선, 또 내 만족을 위해서 농구를 한다’라고 말하긴 하는데, 농구에서 웨이트가 중요하긴 해요. 그런 변명을 해두고, 좀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개인적으로 웨이트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인기도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마른 남자보다는 근육질 몸매가 더 좋으니까. 하하. 그리고 왜소하다 보면 약해 보인다는 시선을 받을 수도 있잖아요.

 

Q. 주변 시선을 많이 신경 쓰는 스타일인가요?
- 경기 중에 관중석을 잘 안 보는 징크스도 있어요. 경기 당일에는 가족을 제외하고는 연락도 잘 안하고요.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될까봐 휴대폰도 잘 안 만져요. 그날은 음악만 듣죠. 오롯이 경기에만 포커스를 맞추려고 해요. 그게 다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요소라고 생각하고요. 누군가가 그랬는데, 경기에 대한 절실함이 있기 때문에 작은 것까지 지키려고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 말을 공감하고요.

 

 

스스로에게 엄격해지며 이재도는 성장해왔다.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 이재도는 #세 시즌 간 54경기 모두 출전했다. 꿋꿋이 자리를 지킨 이재도는 2016년 6월,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올해도 이 영광을 누리나 했지만, 허리 부상이 그를 붙잡았다. 부상은 꽤 오래갔다.

 

Q. 이번 대표팀에서 허리 #부상을 당했어요. 감독님도 걱정을 많이 하시던데요.
- 저도 깜짝 놀랐어요. 대학교 2학년 때 이후로 처음 다친 거거든요.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6년 만에 다친 거라…. 허리가 아프니까 몸을 잘 못 움직이겠더라고요. 저도 좀 놀랐어요. 전 안 다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혼자 몸이 안 만들어진 상태에서 욕심을 내 무거운 기구를 들다가 혼자 다쳤어요. 제가 봐도 바보 같았고, 후회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좋아졌어요. 좋은 경험을 한 거라고 생각해요. 시즌 직전에 다친 게 아니니깐,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요.

 

Q. 국가대표 이재도는 어땠나요?
- 아쉬운 건 없어요. 제 생각에는 전 대표팀에 갈 실력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레바논에 간 대표팀이 잘하고 있다는 걸 뉴스로 보고 있는데, 제가 만약 거기 있다고 상상해봤죠. 저는 아직 거기에 있을 실력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다시 재승선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최종 꿈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 같아요. 이번에 아쉬웠던 건 허리 부상으로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왔어요. 안타깝지만, 부상도 제가 안고가야 할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다보면 그에 따른 결과도 좋게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지난 6월호 점프볼 인터뷰를 할 때 김영환 선수가 이재도 선수를 #'차기 주장감'으로 언급을 했어요. 나이는 어려도 생활습관이나 마인드가 좋은 선수라면서요.
- 저 노는 거 좋아하는데. 하하. 술 한 잔하면서 어울려서 노는 걸 좋아해요. 주량은 1병 반 정도 되는데 잘 마시지는 못해요. 저희 팀에서는 잘 마시는 선수들이 많은데, 술 마시면 재밌는 일이 많이 일어나잖아요. 형들도 술 드시면 신나 하시고, 말씀도 많아지고요. 그러면서 장난치고 하는데, 그런 모습이 좋아요. 결혼 이야기도 해주시고, 도움 되는 부분이 있죠.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다 달라요.

 

Q. 이재도 선수의 결혼관은 어떤가요?
- 매번 바뀌는 것 같아요. 근데 일단 군대를 다녀와야 하니, 다녀와서 천천히 생각해보려고요.

 

Q. #군대를 좀 더 빨리 다녀올 수도 있었을 테고, 또 그런 마음도 들었을 것 같아요.
- 재작년까지는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주변에서 팀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다녀오는 게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지난 시즌도 초반에 힘들었거든요. 팀도 연패하고, 하위권에 있는 데다가 부상선수들도 많았잖아요. 저도 쉼 없이 달려오면서 잠시 지쳤던 것 같아요. 물론 군대가 쉬어가는 곳은 아니지만요. 지금 돌이켜보면 조금 미룬 게 잘한 것 같기도 해요. 그만큼 감독님 그리고 팀에서 인정해주신 거잖아요. 저도 경기에 뛸 수 있을 때 많이 뛰고 싶고요.

 

Q. 지난 시즌 정도면 6강은 가지 않을까요?
- 저도 (군입대전에) 마지막으로 보여줄 때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잘해봤자 소용없고, 팀과 함께 올라가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시즌이 중요한 것 같아요. 군대를 가야 해서 기회가 없거든요. 제가 경기를 뛴 3시즌 동안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못 갔거든요. #가장 높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모두요.

 

Q.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요! #KT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하는데, 이재도 선수가 보기에는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나요?
- (천)대현이 형, (김)영환이 형, (박)상오 형, (이)광재 형 등 우승을 한 번씩 해 본 형들이고, 또 이기는 농구를 해오던 형들이에요. 이기는 느낌을 아는 형들이 두 번 정도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지면서 팀 구색, 분위기를 맞춰가고 있는 과정이었어요. 영환이 형이 오면서 확실히 정점을 찍은 것 같고요.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저희끼리 보여주려는 의지가 지난 시즌보다 강해요. 더는 변명의 여지는 없어요.

 

 

EPILOGUE. 이재도의 #매력
“전 제가 잘생겼다고 생각 안 하거든요. 팬분들이야 ‘멋있다’, ‘잘생겼다’, ‘귀엽다’해주시는데 일 년에 한 번 정도 그럴 때가 있는데, 이내 본 모습으로 돌아와요. 제가 잘생겼다면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살았죠.” 이재도의 인기에 대해 언급하자, 이재도가 진땀을 빼며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하면서도 궁금했다. 질문에 답하는 것도 차분하고, 특별히 튀는 답변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팬들에게 너무너무 고마워서 그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이재도의 인기 비결 말이다.

 

점프볼은 지난 8월호에 8월 16일, 이재도의 생일 광고를 실었다. 팬의 의뢰를 받아서 말이다. 아이돌 가수들이야 워낙 대규모 인원으로 움직이다 보니 지하철 광고, 배너 광고 등을 하지만 농구 인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요즘, 이러한 문의 전화가 오니 전문매체로서 감사할 따름이었다. 코트 밖에서 이재도의 모습을 볼 기회가 드문 취재진으로서는 이재도의 매력이 궁금했다.

 

“요즘은 인기도 줄고 있어요”라고 겸손하게 답한 이재도지만, 코트 밖에서는 팬들을 살뜰히 챙기는 남자였다. “SNS를 통해 팬들이 연락이 오면 짧게라도 답변을 드리려고 노력해요. 반대 입장에서 생각해봤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연락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 거에요. 팬들도 그런 마음일 것 같아서 별거 아닐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답변 드리려고 하고 있어요.”

 

이재도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신기한 게 인기가 점점 밀려나더라고요. #올스타전 팬 투표를 하는데, 주니어 팀에서 처음에는 1위를 했다가, 2위, 3위로 밀려나더라고요. 1위는 한 번 했어요, 한 번. 하하. 그때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인터뷰를 했었거든요. 그땐 인터뷰도 하루에 막 3~4개씩 했고요. 아직은 젊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 군대 다녀와 보면 알겠죠?(웃음) 형들이 그러더라고요. #진짜 인기는 군대를 다녀와 봐야 안다고요.”

 

프로필 : 가드 / 180cm / 1991년 8월 16일생 / 용산고-한양대-부산 KT

 

# 사진_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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