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공유 페이스북공유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 스크랩하기
[매거진] 막내들의 반란 부산대 여자농구부 "도전은 현재진행형"
서호민
기사작성일 : 2017-10-03 07:28
[점프볼=서호민 기자] 뙤약볕이 내리쬐던 한 여름, 부산대 꼭대기에 위치한 경암체육관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가 울려 퍼진다. 땀이 흐르는 무더운 날씨와 고된 훈련 에도 선수들은 힘든 기색 없이 꿋꿋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바로 종별선수권대회 여자대학부에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부산대 여자 농구부(이하 부산대)의 훈련 현장이다. 

# 본 기사는 점프볼 2017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부산대는 지난 2015년에 창단한 ‘여대부 막내’다. 창단 첫 해 8월에 있었던 종별선수권대회 준우승을 포함해 최근 있었던 2016년 전국체육대회(준우승), 2017년 종별선수권대회(우승) 등 굵직한 대회에서 모두 입상권 성적을 올리는 강팀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7월 상주에서 열린 종별선수권대회에서는 4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부산대는 이 대회에서 평균 실점 41.7점만을 내주는 강력한 수비를 앞세웠다. 특유의 압박수비가 돋보였다. 경기 내내 펼쳐지는 풀코트 프레스와 순간적인 하프 코트 프레스, 트랩 디펜스 등 여러 수비를 통해 상대 득점을 최소화했다. 

강력한 수비가 우승의 주춧돌이 됐다면, 공격에서는 내,외곽의 조화가 완벽히 빛났다. 골밑에 위치한 이주영(188cm, 센터)과 양선희(175cm, 포워드)를 적극 활용, 확률 높은 공격으로 득점을 쌓았다. 슈터 장혜지(165cm, 가드)는 찬스마다 꼬박꼬박 3점슛을 넣어주면서 팀의 외곽을 든든히 책임졌다. 또 ‘전천후 공격수’ 이세린(170cm, 포워드)도 골밑과 외곽을 오가며 대회 MVP에 선정됐다. 창단 3년 만에 강팀으로 급부상한 부산대는 조직력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여대부를 호령하겠다는 각오다.


선수들이 소개하는 부산대 농구부

고된 훈련이 진행되는 와중에 짬을 내 선수들과 인터뷰를 갖게 됐다. 일반 학생들은 방학이 되면 꿀맛 같은 긴 휴식기에 들어가지만, 부산대 농구부 선수들에게 방학은 결코 한가한 시간이 아니다. 방학이 되면 오전과 오후, 야간 시간대까지 빡빡하게 훈련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오전에는 웨이트 훈련과 공을 가지고 하는 훈련이 진행되고, 오후에는 실내외에서 체력훈련을 진행하는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박현은 코치는 선수들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매우 강조한다고 했다. 부산대 주장 장혜지는 “코치님께서 상대와의 몸싸움을 매우 중요시 하신다. 그래서 일주일 중 3일은 웨이트 위주의 훈련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린도 “코치님께서 모두가 뛰는 농구를 좋아하신다. 그래서 5대5 연습경기를 할 때도 누구 한 명이 움직이지 않고 발을 붙이고 있으면 혼나기 일쑤다”라고 말했다. 양선희는 “신입생 때는 팀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박현은 코치님께서 작년에 들어온 이후로 많은 도움을 주신 덕분에 좋아졌다. 아무래도 여자농구계에 오랫동안 종사하셨던 분이라 그런지 흐름 파악이나 지도 방법이 특유의 노하우가 있으신 것 같다. 선수들도 편하게 느끼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대 선수들은 학업도 병행한다. 때문에 훈련 시간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을 터. 이에 양선희는 “농구부원들 중에서 프로를 꿈꾸고 있는 선수들도 있고, 아니면 저처럼 임용시험에 합격해 교사를 꿈꾸는 선수도 있다. 때로는 이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저희가 이겨나가야 나중에 크게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주영(188cm, 센터)은 부산대의 최장신이자 홀로 센터 역할을 맡고 있다. 때문에 책임감이 더욱 막중하다. “구력이 짧아서 아직 배우는 입장이다. 코치님께서는 구력 짧은 거에 신경 쓰지 말고 부족한 것들을 계속 보완하라고 주문하신다. 언니들도 기본기나 작은 거부터 잘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아직 5대5 경기시에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빠른 움직임과 속공 가담에 완벽히 녹아들지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보완해야 될 것 같다.” 이주영의 말이다. 

박현은 코치에게 듣는 부산대

부산대 박현은(58) 코치는 지난 1992년, 모교인 동주여상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부산 동주여중-동주여고-부산시체육회를 거치며 20년이 넘도록 여자농구 발전에 힘을 쏟고 있는 지도자다. 박 코치는 여자농구 레전드라 불리는 박정은과 변연하를 비롯해 국가대표 슈터 강아정 등 스타 선수들을 대거 발굴했다. 그리고 부산대와는 지난해부터 인연을 맺게 됐다. 훈련장 안에서는 선수들에게 호통치고 분위기를 다잡는 ‘호랑이 선생님’으로 통하지만, 바깥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친근한 어머니로 바뀌어 선수들과 소통한다. 내유외강 카리스마의 소유자, 박현은 코치를 만나 부산대 농구와 자신만의 농구철학을 들어봤다.

Q. 창단 3년 만에 여대부 강자로 떠올랐다.
엘리트 시절부터 가르쳤던 선수들이라 익히 잘 알고 있었다. 선수들 또한 내 훈련 스타일이라든지 습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Q. 훈련 때 굉장히 엄하다는 평이다.
운동할 때만큼은 엄하게 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선수가 긴장을 안 하게 되면 부상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렇다고 바깥에서 무섭게 하거나 그러진 않는다. 채찍과 당근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편이다. 

Q. 추구하는 농구 철학이 있는가?
5명 모두가 뛸 수 있는 농구를 추구한다. 이제는 센터들도 빠르게 뛸 수 있는 농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한 포지션만 하면 재미없지 않는가? (웃음)

Q. 프로 팀과의 훈련 성과는 어땠는지.
확실히 선수들에게 동기부여와 자신감을 키워주게 됐다. (이)주영이 같은 경우에는 원래 소극적인 아이인데 이번 훈련에서 프로에서 활약하고 있는 빅맨들과 직접 부딪쳐봄으로써 자신감을 갖게 됐고, 또 좋은 경험이 됐던 것 같다.

Q. 여러모로 어려운 점들이 많은데?
타 대학의 경우에는 선수 정원이 많은 반면, 우리 학교는 아직 선수수급조차 어려운 편이다. 또 국립대 특성상 학교 지원이 부족한 점도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지역에 대회를 갈 때 교통비나 숙식비가 제공되지 않는다. 지난 번 종별 대회 때도 사비를 털어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이런 부분을 생각할 때 학교의 지원 부족이 조금 아쉬울 때가 있다. 

Q. 남은 시즌 목표는?
특별한 것은 없다. 무조건 우승을 목표를 잡는 것도 헛된 꿈인 것 같다. 3등 정도 잡아 놓고 딱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싶다. 또 저희가 선수 12명 중 프로나 실업팀 출신이 4명이라 그동안 대학리그를 포함 공식 대회 참가 제한을 받아왔다. 내년부터는 대학리그에 진입해 많은 경기를 치르는 것이 목표다.   

● 부산대 선수 명단


# 사진_한필상, 서호민 기자, 부산대 농구부 프런트 제공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