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공유 페이스북공유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 스크랩하기
[매거진] 알아두면 쓸데있는 NBA 계약 용어
김윤호
기사작성일 : 2017-10-02 16:04
[점프볼=김윤호 칼럼니스트] 국내농구와 달리 NBA는 선수의 이적 루머와 계약만으로 상당한 이야기거리가 등장한다. '리얼' 자유계약선수(Free Agent : 이하 FA) 제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가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옮기진 못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NBA에는 엄격한 노사 단체 협약 (CBA: 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 규정이 있어, 해당 규정에 의해서만 선수 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당 협약의 상세 내용은 NBA 선수협회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어 있는데, 50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내용이 많다. 이 중에서 농구 팬들이 꼭 알아두면 좋을 필수 개념(?)만 추출해보겠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2017년 9월호에 게재된 글임을 밝힙니다.

FA 대박? 거쳐야 할 계약 순서가 있다

선수들은 FA 시장에서 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순간만을 기다린다. 그런데 그 시간이 오기까지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이 단계에서 주로 등장하는 용어가 몇 개 있다. 루키 스케일(Rookie Scale), 제한적 FA(Restricted FA), 퀄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 오퍼 시트(Offer Sheet) 등이다.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신인은 먼저 루키 스케일(Rookie Scale) 계약을 맺는다. 루키 스케일 계약은 메이저리그의 서비스 타임과 같은 개념이며 드래프트 순위별로 계약 금액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1라운드 신인의 경우 기본 2년 계약을 맺고, 그 다음 2년에는 옵션이 매년 걸려 있다. 

이 옵션을 팀 옵션(Team Option)이라 부르는데, 팀에서 그 선수와 계속 계약을 유지할 지를 결정할 수 있는 옵션이다. 만일 팀 옵션을 매번 실행할 경우 루키 스케일 계약은 총 4년이 된다. 만약 중간에 팀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계약 해지가 되며 자동으로 FA로 풀리게 된다. 

4년 간의 루키 스케일 계약을 완전히 채우면, 구단에서는 선수에게 퀄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를 제시한다. 

퀄리파잉 오퍼란 NBA에서 4년 동안의 루키 계약을 채운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선수, 혹은 NBA에서 3년 이내의 기간동안 뛰었던 FA에 대해 소속 구단이 제시할 수 있는 1년 계약을 의미한다. 만약 여기서 퀄리파잉 오퍼를 받으면, 그 금액으로 1시즌 더 뛰고 완전한 FA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가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면 제한적 FA 자격을 얻는다. 

제한적 FA는 일반적 FA와 달리, 원 소속팀이 FA를 다시 잡아둘 수 있다. 다른 팀에서 제한적 FA 선수에게 계약을 제안하는 것을 오퍼 시트(Offer Sheet) 라고 하는데, 원 소속팀은 3일 이내에 해당 계약에 매치(Match)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만일 원 소속팀이 3일 이내에 매치 선언을 하면 제한적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원 소속팀에 도로 남아야 한다.

제한적 FA 선수가 받을 수 있는 금액과 계약 기간은 정해져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최대 계약, 즉 맥시멈 계약(Maximum Contract)은 연차별로 액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노사 협약 규정에 의거, NBA에서 7시즌 미만 뛴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연봉은 전체 샐러리캡의 25%이다. 게다가 가능한 계약 기간은 4년이다. 단, 루키 스케일 계약 기간에 아래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키면 전체 샐러리캡의 30%로 연봉이 인상되고 계약 기간도 5년으로 늘어난다.

1) 올-NBA 팀(퍼스트팀, 세컨드팀, 써드팀)에 2번 이상 선정
2) NBA 올스타 선발 출전 2회 이상
3) NBA 정규시즌 MVP 1회 이상

이 사례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데릭 로즈이다. 3년차 시즌인 2010-2011시즌에 정규시즌 MVP에 선정되면서, 로즈는 루키 스케일 계약 종료와 동시에 5년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이러한 계약은 로즈의 이름을 따서 데릭 로즈 룰(Derrick Rose Rule), 줄여서 로즈 룰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로즈 룰 계약은 한 팀당 한 명만 가능하다.
대박을 가능케 한 예외 조항

최근 스테픈 커리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5년 간 총액 2억 1백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사상 최초로 연봉 4,000만 달러의 시대를 열었다.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즈루 할러데이는 5년 간 1억 2,600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팀내 연봉 1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2017-2018시즌 기준으로 2,5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는 총 13명이다. 샐러리캡이 엄연히 존재하는 시대에서 이러한 FA 대박이 줄줄이 터지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대체 NBA에서 FA 대박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답은 예외 조항에 있다.

샐러리캡은 일반적으로 하드캡(Hard Cap), 소프트캡(Soft Cap)으로 나뉜다. 하드캡을 적용하면 모든 팀이 샐러리캡 상한선을 무조건 지켜야 한다. 미국 풋볼리그(NFL) 이 하드캡을 적용하는 대표적인 리그이다. 반면 NBA는 소프트캡을 적용한다. 예외 조항을 활용하여 계약하면 샐러리캡을 넘어도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NBA 팀들이 한 시즌에 지불하는 선수 연봉 총액은 샐러리캡을 상회한다. 만일 해당 연봉 총액이 어느 수준을 넘어가면 그 수준을 넘어간 만큼의 돈을 내야 하는데, 이를 사치세 (Luxury Tax) 라고 한다. 사무국에서는 사치세를 걷어서, 사치세를 내지 않은 팀들에게 분배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쓰이는 예외 조항이 래리 버드 익셉션(Larry Bird Exception)이다. 샐러리캡을 넘은 상태에서 한 팀에서 3시즌 연속으로 뛴 FA 선수와 재계약을 맺을 때 사용 가능한 예외 조항이다. 한 팀을 대표할 스타 선수를 오랫동안 잡아두기 위해 탄생한 조항이며, 80년대 보스턴 셀틱스의 상징인 래리 버드가 보스턴과 재계약할 때 탄생했다. 래리 버드 익셉션을 사용하면 샐러리캡과 상관없이 계약을 맺을 수 있으며, 트레이드를 통해 다른 팀으로 이적하더라도 버드 익셉션 활용 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또, 세간에 많이 알려져 있고 대부분의 팀들이 사용하는 예외 조항이 미드레벨 익셉션(Mid-Level Exception) 이다. 미드레벨은 NBA 선수들 연봉의 '중앙값'을 의미하는데, 샐러리캡을 초과한 팀이 정해진 상한선 이내에서 FA 선수와 계약할 때 사용하는 조항이다. 래리 버드 익셉션은 여러 선수가 나눠 가질 수 없으나, 미드레벨 익셉션은 한 명의 선수에게만 쓸 수도 있고 여러 명의 선수에게 쪼개서 쓸 수도 있다. 미드레벨 익셉션은 팀의 연봉 규모에 따라 적용 금액이 조금씩 다른데, 위에서 말한 사치세가 기준이 된다.

팀 연봉 총액이 사치세 납부 기준보다 아래에 있을 때 사용하는 미드레벨 익셉션은 논-택스페이어 미드레벨 익셉션 (Non-Taxpayer Mid-Level Exception) 이라 부른다. 사치세를 내지 않는 팀을 위한 조항이라 보면 되겠다. 논-택스페이어 미드레벨 익셉션 조항을 사용한 후에도 팀 연봉 총액이 사치세 기준을 넘지 않아야 하며, 여러 선수에게 나눠서 쓸 수 있다. 이 조항으로는 최대 4년까지 계약 가능하다. 참고로 2017-2018시즌 논-택스페이어 미드레벨 금액은 840만 달러다.

반면에 팀 연봉 총액이 사치세 기준보다 위에 있을 때, 즉 사치세를 내는 팀이 사용할 수 있는 미드레벨 익셉션은 텍스페이어 미드레벨 익셉션 (Taxpayer Mid-Level Exception)이라고 한다. 최대 3년까지 계약 가능하며, 해당 조항 역시 여러 선수에게 쪼개 쓸 수 있다. 2017-2018시즌 택스페이어 미드레벨 금액은 519만 달러이다. 
징벌적 사치세, 나 떨고 있니? 

최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또 한 번 팬들을 놀라게 했다. 30개 팀 통틀어 가장 심각한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6-2017시즌 영업 손실 4,200만 달러) 지난 시즌 영업 손실을 기록한 팀이 세 팀인데, 그 중 클리블랜드의 영업 손실 금액이 가장 컸다. 총 매출 2억 3,300만 달러로 전체 5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수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징벌적 사치세 (Repeater Tax)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2월에 갱신된 노사 단체 협약에 따라 사치세 규정이 크게 강화되었다. 원래 사치세는 기준을 초과한 금액만큼만 내게 되어 있었으나, 2011년 이후로는 초과 금액 수준에 따라 책정되는 금액이 달라졌다. 

이른바 증분(Incremental)이라 불리는데, 예를 들어 팀 연봉이 사치세 기준보다 400만 달러 초과했다고 했을 때, 2011년 이전에는 400만 달러를 냈지만 강화된 규정을 적용하면 1.5배인 600만 달러를 납부해야 한다. 만약 전년도에 사치세를 낸 구단이 또 사치세를 내면, 그 세율이 더 높아져 징벌적 세율이 적용된다. 금액 구간 별 사치세율 적용 기준은 아래와 같다.
예를 들어 2017-2018시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사치세를 추정해보자. 클리블랜드의 이번 시즌 확정된 팀 연봉은 약 1억 4,100만 달러이며, NBA 사무국에서 발표한 사치세 기준은 1억 1,900만 달러이다. 그러면 클리블랜드가 사치세 기준에서 초과한 금액은 2,200만 달러이다. 이를 구간 별로 세율을 적용하여 사치세를 책정해야 하는데, 클리블랜드는 작년에도 사치세를 냈기 때문에 반복 세율이 적용된다. 이와 같이 계산하면 무려 약 7,450만 달러의 사치세를 지불하게 된다. 이 정도 규모의 금액을 팀 연봉과 별도로 소비했으니,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한편, 골든 스테이트 역시 다가오는 사치세의 공포 때문에 고민이다. 현재 선수단을 완성하면서 올 시즌에 약 3,200만 달러의 사치세를 내게 되었다. 그러나 향후 케빈 듀란트와 드레이먼드 그린, 클레이 탐슨까지 재계약하면 사치세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만약 2019년에 FA가 되는 케빈 듀란트와 클레이 탐슨 모두 맥시멈 계약을 맺기라도 한다면, 지금 사치세의 2-3배에 달하는 금액을 고스란히 내야만 한다. 2020년에 FA가 되는 드레이먼드 그린까지 재계약하면, 사치세만 1억 달러를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징벌적 사치세 때문에, NBA 팀들은 고액 연봉자들을 여럿 보유하기가 힘들어졌다. 그들이 받는 연봉으로 인해 생기는 부가적인 지출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징벌적 사치세는 고액 연봉을 받는 올스타가 한 팀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이것이 NBA의 비즈니스 게임이다

전세계에서 NBA만큼 노사 협약 조항이 복잡하고 상세한 리그는 찾기 힘들다. 위에서 말한 계약 규칙은 많이 언급되는 부분만 일부 추린 것이고, 전체를 이해하려면 선수협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노사 협약 내용 전문을 읽어보면 된다.

그러나 이것으로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NBA는 세간에 공개된 복잡한 협약 원칙에 따라 계약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프시즌이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몇 가지 계약 용어만 알아도 NBA의 오프시즌을 보드 게임처럼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다. 알아두면 쓸 데가 많은 NBA의 계약 용어가 농구의 흥미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나이키, 아디다스 제공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