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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VS김승기, 다른 길 걸어온 두 남자의 우승 쟁탈전
곽현(rocker@jumpball.co.kr)
기사작성일 : 2017-04-22 01:14

[점프볼=곽현 기자] 선수 뿐 아니라 감독들의 세대교체도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40대 젊은 감독들의 지략 대결이 볼거리다.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 삼성 이상민 감독 모두 1972년생의 40대 젊은 감독들이다. 김 감독이 생일이 빨라 이상민 감독 보다 1년 선배다.

 

둘 모두 농구인기가 절정이던 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스타플레이어들이다. 하지만 걸어온 길은 조금 달랐다.

 

▲컴퓨터가드VS터보가드
이상민 감독은 연세대 재학시절부터 최고의 인기스타였다. 미소년 같은 외모에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여성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뛰어난 운동능력, 탁월한 패싱센스는 장차 한국농구를 이끌 대형가드로 평가받았다. 자로 잰 듯한 패스를 한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 ‘컴퓨터가드’였다.

 

중앙대 출신 김승기 감독의 별명은 ‘터보가드’였다. 작지만 단단한 체구를 이용해 저돌적으로 골밑을 파고드는 스타일 덕분이다.

 

둘은 청소년대표를 함께 한 것은 물론 상무에서도 함께 군 생활을 하기도 했다. 당시 상무는 호화라인업을 자랑하며 기아와 함께 팽팽한 전력을 구축하기도 했다.

 

전역 후 이상민 감독은 현대에 합류해 전성기를 구가한다. 조성원, 추승균, 조니 맥도웰 등 좋은 팀원들과 함께 KBL 최초로 2연패에 성공했고, 국내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국가대표로도 수차례 활약했고,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KBL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9년 연속 1위를 차지할 만큼 그의 인기는 역대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도 삼성의 홈경기 때는 선수들보다 이 감독의 환호성이 더 클 정도다.

 

TG삼보(현 동부)에서 전성기를 보낸 김 감독은 주전과 식스맨을 오가며 뛰었다. 이 감독처럼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동료들의 찬스를 살려주는 역할을 했다.

 

이처럼 선수 시절 두 사람이 달려온 길은 극명하게 달랐다. 한 사람은 최고 가드이자 인기스타로 꽃길을 걸은 반면, 한 사람은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 했다. 하지만 주전과 식스맨을 오가며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했다. 그런 두 사람이 지도자로서 최고의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된 것이다.

 

▲챔프전에 오르기까지
김승기 감독은 오랫동안 코치 생활을 했다. 동부에서 은퇴 후 2006-2007시즌부터 전창진 감독을 보좌해 코치를 맡았다. 이후 2014-2015시즌까지 9시즌간 코치로서 전 감독을 보좌했다. 김 코치의 강점은 이처럼 오랫동안 코치 생활을 하며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는 선수(2002-2003)와 코치(2007-2008) 시절 모두 우승을 함 경험도 가지고 있다. 이번 시즌 우승을 하게 된다면 KBL 최초로 선수, 코치, 감독으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2015-2016시즌 중간 KGC인삼공사의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 김 감독은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엔 데이비드 사이먼, 키퍼 사익스 등 선발한 외국선수들이 성공적으로 팀에 정착했고, 오세근이 최고의 몸상태를 자랑하며 강력한 전력을 과시, 팀 창단 최초로 정규리그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좋은 재능과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한데 묶고 풍부한 선수층을 만든 김 감독의 지도력이 빛난 시즌이었다.

 

이상민 감독은 2010년 현역 은퇴 후 미국에서 연수를 받다 2012-2013시즌 삼성의 코치로 선임됐다. 2시즌 간 코치를 맡은 그는 김동광 감독이 사퇴한 후 2014-2015시즌 감독으로 부임하게 됐다. 자신이 은퇴한 팀에서 감독을 맡게 된 것이다.

 

감독 첫 시즌은 부진했다. 리오 라이온스, 신인 김준일이 활약했지만, 11승 43패로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다 2015-2016시즌 변화를 시도하게 됐다. 과감한 투자로 FA로 풀린 문태영을 손에 넣었고,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선 1순위 행운을 거머쥐며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영입했다.

 

많은 기대를 받으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KGC인삼공사에 가로막히며 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두 감독은 이미 지난 시즌 감독으로서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승자는 김승기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올 해 다시 한 번 선수 보강에 나섰다. KCC와의 트레이드로 김태술을 영입했고, 라틀리프의 파트너로 재능이 많은 마이클 크레익을 선발했다.

 

부족했던 포지션을 보강한 삼성은 개막과 함께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김태술, 크레익 효과가 지지부진하며 결국 3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 그리고 상대전적이 열세였던 오리온을 힘들게 꺾으며 결국 챔프전 진출에 성공했다.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팀워크가 더욱 견고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챔프전에서는 선수들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양 팀 감독의 지략 대결도 관심거리다. 삼성의 경우 물이 오를 대로 오른 키퍼 사익스를 제어하는 것이 관건이다. 삼성의 국내가드진에 비해 개인기량이 탁월하기 때문에 변칙수비나 팀 수비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이상민 감독으로서는 가장 고민할 부분이기도 하다.

 

반면 KGC의 경우 정규리그에서 삼성에 상대 전적에서 2승 4패로 밀렸다. 당시 KGC는 마이클 크레익에 대한 수비에 애를 먹었다. 라틀리프야 사이먼이 막는다 해도 크레익의 수비를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다. 정규리그 MVP 오세근조차도 1:1로는 크레익을 버거워했다. 김 감독으로선 김철욱, 김민욱, 최현민 등 백업선수들을 적절히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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